본문에서 말하는 “화평하게 하는 자”는 평화를 따르고 유지하는 것만(양용의, 96)을 의미하지 않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평화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제자원, 331).
본문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관심을 갖는 것은 ‘평화로운 상태’가 아닌 ‘화평하게 하는 사람들’입니다(카슨, 175).
본문에서 화평하게 하는 자는 원어로 ‘호이 에이레노포이오이(οί εἰρηνοποιοί)’인데, 이는 ‘평화, 안전’이란 뜻을 가진 ‘에이레네(εἰρήνη)’와 ‘만들다, 행하다’란 뜻인 ‘포이에오(ποιέω)’의 합성어인 ‘에이레노포이오스(εἰρηνοποιός)’입니다(제자원, 331). 이 단어는 그래서 적극적으로 평화를 만들다란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평화는 신구약 전체에서 중심 주제(잠 15:1; 사 52:7; 눅 24:36; 롬 10:15; 12:18; 고전 7:15; 엡 2:11-22; 히 12:14; 벧전 3:11)입니다(카슨, 175). 이런 구절들을 통해 볼 때 “화평케 하는 일은 그 자체가 메시야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카슨, 175).
예수 그리스도는 ‘평강의 왕’으로 오셨고(사 9:6-7), 하나님과 사람들 사이에 평화를 이루기 위해 궁극적인 제사를 드렸습니다(엡 2:14-18; 골 1:20)[바톤 외, 138].
이렇듯 예수 그리스도가 메시야적 평화를 이루고 제공하셨기(눅 2:14; 19:38; 엡 2:14-18 등) 때문에, 메시야의 통치를 받는 제자들에게 평화를 이루는 자들이 되라는 예수의 요구는 당연한 것입니다(양용의, 96).
우리 믿는 사람들은 그래서 ‘화평하게 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화평하게 하는 표준을 “하나님이 대가를 치루면서 이룩하신 화평”에서 찾아야 합니다(엡 2:15-17; 골 1:20)[카슨, 175]. 따라서 본문에서 말하는 ‘화평하게 하는 사랍들’은 “자신의 몸을 희생 제물로 바쳐 평화를 회복하신(엡 2:14) 평화의 왕(사 7:6)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 공로를 힘입음으로써 하나님과 화해하여 자신의 죄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형제의 잘못을 용서하고 그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함으로 죄의 문제를 해결하게 함으로써 이 세상의 죄와 갈등을 해결하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평화를 회복시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자”입니다(제자원, 331). “이런 의미에서 본문에서의 평화는 단순히 현상적, 윤리적 차원을 넘어서 그리스도의 보혈에 의한 구원이라는 신학적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다(제자원, 331).
이를 통해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화평하게 하는 사람들과 복음전파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복음전파, 즉 전도와 선교에 이 화평하게 하는 것이 함축되어 있음을 또한 알게 됩니다. 그래서 ‘화평하게 하는 사람들’은 화평한 삶을 사는 것 이상의 일을 해야 하는데, “그들은 적극적으로 ‘화평하게 하고’, 화해시키며, 슬픔과 다툼을 종식시키기를 힘써야”합니다(바톤 외, 139).
이 ‘화평하게 하는 사람들’을 주석하면서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은 이렇게 말합니다.
“‘화평케 하는 자들’에게는 특별한 기쁨이 있다. 자기 독단과 분열시키는 영은 화평케 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나 소원해진 사람들을 화목케 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항상 화해케 하시기 때문이다. 슬프게도 이 특성은 수세기가 내려오는 동안 교회에서 그 자취가 희미해지고 있다. 자녀들은 하나님 아버지와 같지 않았으며,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아버지를 믿을 수 없는 분으로 인식하게 하고 말았다”(그린, 118-19).
그린이 말한 것은 한국 교회에도 해당됩니다. 한국 교회도 한국 사회에서 호감도에서 낮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복음전파에 이런 낮은 호감도는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호감도가 낮은 이유 중 하나가 그리스도인들이 도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본문에서 말하는 ‘화평하게 하는 사람들’이 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인들이 도덕적인 수준을 앞 절에서 언급한 ‘마음이 청결한 사람들’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 팔복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사람들’을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완전성화’ 관점이든, ‘불완전성화’ 관점이든지 간에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할 것은 분명합니다. 하나님께서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 11:45)라고 하셨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마 5:48)라고 하신 말씀처럼 ‘거룩과 온전’을 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러야(엡 4:13) 할 것입니다. ‘화평하게 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아버지 하나님과의 화목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의지하여 자신의 죄 문제를 날마다 해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왜 날마다 죄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있냐면 그리스도인들은 칭의뿐만 아니라 성화를 위해 나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들은 ‘죄성’아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죄’와 관련되어 육체의 소욕과 성령이 서로 대적하고(갈 5:17), 마귀와 영적 싸움을 치열하게 하고 있기(엡 6:11-17) 때문입니다.
‘화평하게 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될 것입니다.
구약성경에서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아들’로 불려졌습니다(신 14:1; 호 1:10)[카슨, 175].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하나님의 아들들로 불려질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아버지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하기 때문입니다(바톤 외, 139). 이들은 “하나님께서는 악한 자들에게나 선한 자들에게 고루 햇빛을 주시고, 의로운 자들에게나 불의한 자들에게 모두 비를 주신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악을 선으로 갚으려고 애쓰며(마 5:45),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사랑하려고 애”씁니다(헤어, 80). 본문에서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라고 미래형을 사용한 이유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지금 현재도 물론 하나님께 속한 하나님의 아들이나 궁극적으로는 장차 하나님 나라에서, 즉 하나님을 친히 뵈옵고 교제하며 하나님 나라의 기업을 상속받는 종말에 이르러 실질적으로 진정한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지위와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제자원, 332). 이렇게 “하나님 나라가 완성될 때 하나님의 아들 신분이 선언되는 것은 하나님에 의해 완전히 받아들여짐으로써 그분과 가장 밀접한 교제를 영원히 누리게 될 것임을 보증해 줍니다(계 21:7)[양용의, 96].
본문을 통해 ‘화평하게 하는 사람들’이 복이 있음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알게 됩니다. 그 복은 하나님의 아들로 일컬음을 받는 복입니다. 이 복은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마음이 청결한 사람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복은 팔복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천국에서 하나님의 아들로 선언되고 확정되며, 하나님과 영원히 살게 될 것이기 때문에 천국과 밀접하고, 천국은 팔복과 깊게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음이 청결한 사람들’과 깊은 관련을 갖는 이유는 ‘화평하게 하는 사람들’은 복음전파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화평하게 하는 사람들’은 복음을 전파하는 사람들입니다. 복음전파는 ‘화평’을 이루기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마음이 청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복음을 전파하면 그 복음이 막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복음전파에 어려움에 봉착한 이유 중 하나는 그리스도인들이 도덕적이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독교를 불신하는 이유로 목회자의 타락과 기독교가 도덕적이지 않기 때문이란 응답이 높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도덕적 수준을 높일 필요성이 높습니다. 이를 개선해 나가지 않는다면 기독교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시급히 한국 교회는 도덕적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왜 이렇게 한국 교회가 도덕적 수준이 떨어졌을까요?
그 원인을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그 한 가지는 하나님의 말씀의 기준을 급하게 맞추려다 보니 형식적으로 거룩한 것 같은데, 그 내면이 따라가지 못하여 바리새인들처럼 외식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 교회 그리스도인들은 이 외식을 빨리 벗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가면을 벗어야 합니다. 우리들이 ‘거룩한 척’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직해지고 솔직해져야 합니다. 내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됨을 인정하고 회개하고 돌이키는 것을 반복하며, 겸손히 주님 앞에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 서야 합니다. 위장된 모습으로 스스로 속이지 맙시다.
딤후 3:5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거룩한 사람이고 온전한 사람이며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 이르르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날마다 그리고 매 순간 ‘경건의 연습’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완성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 과정 속에 있습니다. 그 과정 중에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마치 완성된 사람으로 거룩한 사람으로, 온전한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른 사람이 아닌데 그런 사람인 척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 과정의 어느 한 지점을 통과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칭의와 성화를 통해 거룩해 집니다. 칭의만으로 거룩이 완성되지 않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성화의 과정을 끝임없이 가야 합니다. 그 성화의 과정에서 우리들의 인격이 무너져 내리고 자신의 수준이 이것 밖에 안 되나를 날마다 경험할 것입니다. 그 경험 중 많은 부분이 ‘분노’를 통해 경험될 것입니다. ‘분노조절’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장벽이고 넘어야 할 산입니다.
성경은 분노를 제어할 것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엡 4:26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분을 내면 죄를 짓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통 이성을 잃어버리는데 나아갈 것입니다. 그 상태에서는 비정상적인 행동과 말들을 쏟아내기 때문에 악한 모습과 말들을 나옵니다. 그런데 성경은 죄를 짓지 말라고 합니다. 이것은 분을 내더라도 절제할 것을 강력하게 권면하고 있고 그 분을 해가 지도록 품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노의 원인을 빨리 해결할 것을 촉구한 것입니다. 분노를 제거하는 것은 ‘쓴뿌리 제거’와 ‘용서와 사랑’을 통해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화의 과정, 즉 거룩에 이르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인정하면서 우리의 감정에 솔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감정표현을 적절하게 할 필요가 있고, 감정을 쌓아 두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감당 못할 수준이라면 ‘감정절제’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때는 반드시 ‘기도’를 충분히 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앞에서 상한 감정을 토해내고 해결받으시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관용을 베푸십시오. 주께서 우리들을 용서해 주셨듯이 그를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이 과정의 반복을 통해 점점 거룩한 사람이 되어갈 것이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 이르를 것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사람들’이 되어 ‘화평하게 하는 사람들’이 되어 천국 복음을 전파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참고문헌
양용의. 『마태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서울: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 2005. 3쇄,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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