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언급된 4가지 복은 ‘마음의 상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헤그너, 217), 뒤에 나오는 4가지 복은 ‘행동’과 관련됩니다.
이 복은 시편 18:25과 비슷합니다(카슨, 174).
시 18:25 자비로운 자에게는 주의 자비로우심을 나타내시며 완전한 자에게는 주의 완전하심을 보이시며
본문에서 ‘긍휼이 여기다’의 뜻인 헬라어 ‘ὲλεήμων(엘레에몬)’의 명사형 ‘긍휼’에 해당하는 헬라어 ‘ἐλεος(엘레오스)’의 구약 히브리어 대응어는 ‘רהם(라함)’과 ‘חסד(헤세드)’입니다(제자원, 238). ‘רהם(라함)’은 ‘슬픔’, ‘애통’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슬픔을 느낀다는 의미입니다(제자원, 328-29). ‘חסד(헤세드)’는 ‘자비’란 뜻으로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고 상대방의 어려움에 대해 실제적으로 행동하여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것까지 포괄하는 개념입니다(제자원, 329). ‘חסד(헤세드)’는 “언약에 기초한 하나님의 불변적인 사랑”을 의미합니다(가스펠서브, 877). 이처럼 ‘헤세드’는 “하나님께 속한 신적 속성”입니다(제자원, 329).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헤세드(인애)를 베푸셔서 죄를 용서하시고(민 14:18,19) 구원으로 이끄셨습니다(시 106:7-8)[제자원, 329]. ‘헤세드’가 인간에게 적용되면, “인간 서로 간의 친절이나 동정, 긍휼, 자비, 이웃 사랑 등을(창 20:13; 21:23; 욥 6:14; 잠 31:26; 호 6:4; 마 9:13) 의미”합니다(가스펠서브, 877). 이런 헬라어 ‘ἐλεος(엘레오스)’의 용례를 통해 본문에서 말하는 ‘긍휼’은 구약의 ‘רהם(라함)’과 ‘חסד(헤세드)’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죄를 용서해주는 것과 고통을 당하는 자와 궁핍한 자를 동정한다는 의미를 포괄”합니다(카슨, 174).
본문에서 말하는 ‘긍휼히 여기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긍휼을 받았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긍휼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바톤 외, 138). 이렇듯 제자들은 이미 하나님게 헤아릴 수 없는 ‘긍휼(헤세드)’을 받았기 때문에 원수까지 긍휼을 베풀 수 있는 능력과 의무를 부여받았습니다(마 5:43-47; 18:21-35)[양용의, 95].
본문의 긍휼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의 비유(마 18:23-35)는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헤어, 78).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종들과 결산하려는 어떤 왕이 있었습니다. 한 종은 만 달란트를 빚 졌습니다. 헬라에서 은 1달란트는 6천 드라크마로 1드라크마는 노동자 하루 품삯이었습니다(가스펠서브, 193). 그런데 그 종은 갚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왕은 그 종과 아내와 자식들과 모든 소유를 다 팔아 갚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 종은 왕 앞에 엎드려 절하며 말합니다. “내게 참으소서 다 갚겠습니다.” 이 모습에 왕은 그를 불쌍히 여깁니다. 그래서 놓아 보내고 그 빚을 탕감해 줬습니다.
이 종은 이제 빚을 탕감받아 빚에서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이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 빚진 동료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한 데나리온은 당시 노동자나 군인 하루 품삯에 해당하고 드라크마와 거의 가치가 같습니다(가스펠서브, 205). 대략 100일치 임금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지고 있는 1만 달란트 채무탕감 받은 종은 100데나리온 빚을 진 동료를 붙잡고 목을 잡고 말합니다. “빚 갚아라.” 그 동료는 엎드려 사정합니다. “나를 참아주게, 갚겠네.” 이렇게 사정을 하는데도 그 탕감받은 종은 그 동료의 사정을 안 봐줍니다. 결국 그 동료를 옥에 가뒀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 모습을 딱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주인에게 그 사건을 알립니다. 그 소식을 들은 왕은 노하여 그 탕감받은 종을 부릅니다. 그 종에게 말합니다. “악한 종아 네가 빌기에 내가 네 빚을 전부 탕감하여 주었거늘, 내가 너를 불쌍히 여김같이 너도 네 동료를 불쌍히 여김이 마땅하지 아니하냐?” 그런 후에 왕은 그 빚을 다 갚도록 하고 그를 옥졸에게 넘겼습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 예수님의 탕감받은 종에 대한 비유를 들으시고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주께서 이렇게 질문하십니다. “내거 너를 불쌍히 여김과 같이 너도 네 동료를 불쌍히 여김이 마땅하지 아니하냐?”
우리들은 주께로부터 죄 용서를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도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주께서 용서에 대해 그 다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각각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나의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같이 하시리라.”
‘긍휼’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비유는 “사악한 압제자들, 즉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기 않는 자들은 긍휼히 여김을 받지 못하리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약 2:13 참조)[헤그너, 217].
이렇게 ‘긍휼히 여기는 사람들’은 복을 받습니다. 그들은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입니다. 그들이 받는 보상은 “다른 사람이 베푸는 긍휼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긍휼”(클레멘트 1서 13:2)입니다(카슨, 174). 이 보상의 의미는 “우리가 베푸는 긍휼이 하나님의 긍휼의 필연적인 근거(causal ground)가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긍휼을 베푸시는(occasional ground) 계기가 된다는 의미”입니다(카슨, 174).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의 삶에 있어서는 물론 마지막 날의 심판에 있어서도 긍휼을 베푼 자를 기억하시고 그들에게 긍휼로 갚아 구원으로 이끌어 주실 것”(마 6:14,15; 약 2:13)입니다(제자원, 329).
‘긍휼히 여기는 사람들’도 ‘천국’과 관련해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가 전한 복음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마 4:17). 본문을 ‘천국’과 관련해서 이해한다면 ‘긍휼히 여기는 사람들’은 ‘천국’의 시민권자로서 천국 윤리를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천국에 합당한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긍휼과 관련된 비유를 통해 말씀하셨듯이 ‘형제를 용서’하는 것입니다(마 18:35). 그래서 본문의 ‘긍휼’과 ‘용서’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긍휼히 여기는 사랍들’은 또한 ‘온유한 사랍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참조. 카슨, 174). “왜냐하면 온유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죄인이라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고, 긍휼히 여긴다는 것은 그들이 역시 죄인들이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갖는다는 의미이기 때문”(Scott, p. 48)입니다(카슨, 174).
‘온유한 사람들’은 하나님께 충성한 사람들이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 겸손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온유한 사람들’은 또한 ‘긍휼히 여기는 사람들’로 살아갑니다.
‘긍휼히 여기는 사람들’은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과도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천국’에 합당한 사람들이란 관점에서 앞에 나오는 ‘심령이 가난한 사람들’, ‘애통하는 사람들’, ‘온유한 사람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과 ‘긍휼히 여기는 사람들’은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왜냐하면 어려움을 당해본 사람이 그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동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입니다.
‘긍휼히 여기는 사람들’이 됩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긍휼히 여기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서’ 타인을 존중하고, 서로 사랑합시다.
우리 모두 남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긍휼이 여기는 사람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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