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두 사람이 나옵니다. 그들 모두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생각과 태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이를 예수 그리스도는 그들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제자도’에 대한 것입니다.
예수께서 무리가 자기를 에워싸는 것을 보시고 건너편으로 가기를 명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무리가 자기를 에워싸는 것에 대해 불편해 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기적과 이적으로 인해 무리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따랐기 때문입니다. 무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 것은 ‘제자’가 되기 위함이 아니고 단지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을 보고 따른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야로 인정하여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이런 ‘인기’는 대제사장들과 종교 지도자들에게 관심을 갖게 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집중적으로 경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어 인기를 얻기보다는 하나님의 영광과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 오히려 그 자리를 피하신 것”입니다(제자원, 587).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버나움 사역을 마치시고 무리를 떠나 건너편으로 가고자 하신 이유는 자기를 에워싸는 ‘무리’를 피하고 그를 따르는 제자들과 무리를 분리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참조. 양용의, 155).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는 다른 곳에서도 ‘천국복음’을 전파하시기 위해 건너편으로 가시고자 하신 것입니다.
그때 한 서기관이 나아와서 예수께 아룁니다. “선생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따르겠습니다”
이 서기관의 결단은 “외관상 대단한 것”입니다(유상섭, 205). “이 기사 전후의 맥락으로 미루어 보건대, 아마도 호수 저 편으로 건너가라는 예수의 명령을 어쩌다가 듣게 된 이 서기관은 예수께서 가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그리고 언제든지―따라 가겠다는 자신의 확고한 결심을 주저 없이 밝”힌 것입니다(헤그너, 387).
이 말을 들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답변은 서기관에게 직접적인 어떤 요구를 하신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자신에 대한 형편을 언급하신 것으로 답변을 대신 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서기관은 자신에게 익숙한 생활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선생님’으로 불렀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나오는 제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여’라고 부른 것과 대조적입니다(마 8:21). 이것을 통해 우리들은 이 서기관은 예수 그리스도를 ‘랍비’로 생각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양용의, 155). “그가 예수를 따르려고 한 것은 율법에 대한 자신의 학문적 관심을 채우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양용의, 155). 이렇게 본다면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겠다고 한 것은 “자신의 전 생애에 걸쳐 예수를 따르는 제자가 되겠다는 의미”가 아니고 배우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가 가시는 곳 어디든지 가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참조. 양용의, 155).
이렇게 ‘제자도’를 이해한 이 서기관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삶을 요약해서 말씀하십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 말씀은 “진정한 제자가 된다는 것은 결코 편안한 일이 아니며 오히려 예수를 따르기 위해서는 많은 역경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눅 14:25-33)합니다(카슨, 257).
여기서 사용된 인자(Son of Man)는 마태복음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메시야를 가리키는 구약의 이름이며, 예수께서 자신에 대해 즐겨 쓰셨던 칭호”입니다(바톤 외, 257). ‘인자’라는 호칭은 “복음서에서 총 82회, 공관복음에서만 69회 사용되었는데 이 가운데 단 두 번만 제외하고(눅 24:7; 요 12:34) 모두 예수님게서 직접 자신을 가리키는 호칭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제자원, 589). “자신을 그 인자라고 부르심으로써, 예수님은 자신이 메시아이심을 가리키신 것”(참조. 단 7:13)입니다(바톤 외, 257).
메시야로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그 길은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라고 고백하신 그 길이었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께서 여기 저기 돌아다니시며 전도여행을 하시기 때문에 자기 소유의 일정한 거처가 없음을 말씀하는 것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삶의 모습이 이 땅에서는 배척받는 고난의 삶임을 암시”하신 것입니다(유상섭, 205).
이런 ‘제자도’를 갖출 때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본문에 나온 이 서기관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근본적인 출발점에서부터 ‘오해’를 한 것입니다. 이 ‘오해’를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삶의 요약을 통해 ‘교정’해 주셨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이 서기관이 ‘제자’가 되었는지에 대해서 마태는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본문은 마태가 그가 제자가 되었다는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예수님의 절대적인 요구에 순응하지 못했음을 암시”합니다(유상섭, 205).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본문을 통해 ‘제자도’를 배우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가를 분명하게 인식해야 하고 그분이 걸어가신 길이 또한 어떤 길인가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삼위일체 하나님으로 성자 하나님이시며 육체로 이 땅에 오신 분이십니다. 그는 인간의 죄를 담당하셔서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셨습니다. 장사 한 후 3일만에 부활사셔서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하셨고 감람산에서 승천하셨습니다. 하나님 우편에 계시며 장차 다시 오셔서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분은 구원자이시며 심판자로 다시 오실 성자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을 명확히 아는 것이 ‘제자’가 되기 위한 ‘제자의 길’에 있어서 핵심입니다. 그분을 모르면 ‘제자의 길’을 걸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제자의 길’을 걸어간다면 이 땅의 삶은 ‘나그네’의 삶이고 ‘배척’을 당하는 것이 마땅함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행 5:41 사도들은 그 이름을 위하여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면서 공회 앞을 떠나니라
제자 중에 또 한 사람이 말합니다. “주여 내가 먼저 가서 내 아버지를 장사하게 허락하옵소서”
‘제자 중에 또 한 사람’라는 문구는 “아마도 열 두 제자 중 하나가 아니라, 예수를 따르기로 작정한 불특정 다수의 군중들 가운데 한 사람을 기리키는 말일 것”입니다(헤그너, 388). “그가 예수를 ‘주님’이라고 부른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예수께 대한 그의 인식은 바로 앞의 서기관의 인식(‘선생님’)을 뛰어넘고 있”습니다(양용의, 155). “아마도 그 두 사람은 진정한 ‘제자의 길’을 가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험난한 과정으로 부르심을 받고 있는 초보 단계의―또는 견습―제자였을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헤그너, 388)
이 제자가 예수 그리스도께 요청한 것은 유대인 사회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집니다(양용의, 155).
이런 이유로 본문 이해가 난해하여 이렇게 이해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 부친을 장사지내는 것’(21절)은 그의 아버지가 죽어 땅에 묻힐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그린, 163; 바톤 외, 258-59; 제자원, 590).
그러나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누군가의 제자가 될 때 취할 행동으로는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친이 죽을 때가 몇 년이 될지 모르는 불확정한 기간 제자가 되는 것을 유보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메시야로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한 제자가 제자의 삶을 이렇게 유보했으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문은 아버지가 현재 죽은 상태이고 장사를 지내고 오겠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부모의 장례를 치르는 것은 유대인 사회에서 최고의 의무 중 하나로서, 모세의 율법이 명한 수많은 의무들보다 선행하는 것”입니다(헤어, 147). “이 제자에게 있어서는 이 의무가 완수될 때까지 예수에게 받는 수련이 유예되어야만 하는 것이 자명한 것”으로 생각됩니다(헤어, 147). 그리고 “아마도 그 아버지가 방금 죽었으므로 지연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입니다(헤어, 147).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 그리스도는 이렇게 단호하게 그 제자에게 말씀하십니다.
“죽은 자들이 그들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따르라”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가족에 대한 그 어떤 의무보다 우선하는 것”입니다(양용의, 156). 본문 마 8:21-22은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며”(마 10:37)에 “나타난 사상을 좀더 강력하게 표현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카슨, 258). 이렇듯 예수 그리스도는 “22절의 말씀을 통하여 가족간의 유대 관계라고 할지라도 예수에 대한 충성이나 하늘나라를 전파하는 일에 방해가 된다면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암시”(눅 9:60)하십니다(카슨, 253).
“‘죽은 자들로 저희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라’(22절)는 말씀은 십중팔구 ‘천국의 생명을 발견하지 못한 자들로 장사와 같은 문제를 처리하게 하라’는 의미”일 것입니다(그린, 163). 이렇듯 “메시아의 현존은 이처럼 인간의 모든 가족 관계와 종교적 의무까지도 그 우선순위의 재조정을 요구”(참조. 마 10:34-37)합니다(양용의, 156).
본문의 두 번째 제자는 “예수의 말이라면 무엇이든지 따르고 어느 경우에라도 예수의 일을 먼저 생각하는 절대적인 순종의 자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일을 먼저 하려고 하는 조건적인 순종의 자세를 가졌던 것”입니다(카슨, 258).
본문의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하나님 나라와 ‘예수를 따르는 길’이 지닌 긴박성과 절대성에 관한 근원적인 진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헤그너, 390).
그러나 “본 문맥에서 이 이야기의 목적이 가족에 대한 제자의 처신과 관련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예수께 대한 충성심의 절대성을 보여 주고자 한 데 있음을 주목한다면, 이 이야기를 제자의 가족 관계 설정의 전형적인 표준으로 삼으려는 시도는 적철치” 않습니다(양용의, 156).
본문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도’에 대한 가르침은 “호기를 놓치는 것에 대한 경고이며, 기회가 문을 두드리는 동안 제자도를 시작하고 그것에 반응하라는 도전”입니다(그린, 163).
본문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 20:12; 신 5:16)와 관련이 깊은데,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도’는 먼저 하나님을 사랑할 것을 분명히 강조합니다. ‘부모 공경’보다 앞선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마 22:37-38).
이렇듯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먼저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계명을 통해 하나님보다 모든 것을 앞세우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본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이러한 다른 무엇보다 앞서서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전파’을 다른 무엇보다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단순하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면 조문하는 것을 통해 복음전파가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복음전파와 조문이 서로 연결될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들을 잘 이해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된 삶을 실천적으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지혜가 우리 생명교회에 오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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