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는 율법을 완전케 하시기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마 5:17). 율법의 완성에 대해 언급하시면서 ‘더 나은 의’를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마 5:20). 예수 그리스도는 ‘더 나은 의’에 대한 예시로 ‘살인’, ‘간음’, ‘이혼’, ‘맹세’, ‘보복’, ‘사랑’을 언급하시면서 재해석해 주셨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예수 그리스도는 ‘더 나은 의’에 대한 방법적인 가르침을 주시면서 ‘경건한 삶’과 ‘종교적 위선’을 구분하셨습니다. ‘경건한 삶’을 위해 유대인들은 ‘구제’, ‘기도’, ‘금식’을 습관적으로 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습관적 행위는 급기야 ‘종교적 위선’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된 것에 그들의 외식이 있었습니다. 이것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말씀하십니다(마 6:1). 이제 제자들은 ‘더 나은 의’를 위해 ‘숨은 동기’가 하나님의 율법 제정목적과 취지에 맞아야 하고 사람에게 영광을 받으려는 의도가 아니어야 합니다.
본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는 ‘구제’에 이어 ‘기도’에 대해 ‘외식적인 기도’를 경계하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경건한 삶을 위해 ‘사람에게 보이려고 기도’하지 말 것과 ‘중언부언’하지 말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당시 유대인 시간으로 3시(오전 9시), 6시(정오), 9시(오후 3시)는 유대인들의 공식적인 기도 시간이었는데 이 시간이 되면 어디 있든지 기도를 해야 했는데 외식하는 자들은 이 시간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회당이나 길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해”습니다(제자원, 426). 그리고 “모든 종교 집단에는 중언부언하는 기도를 드리는 자들이 있기 마련인데 예수 당시의 유대인들 중에도 그러한 자들이 있었”습니다(카슨, 206). “여기서는 ‘중언부언하다’(βατταλογέιν-바탈로게인)라는 동사나 ‘다변’(多弁, πολυλογία-폴루로기아)이라는 명사가 나타내듯이, 반복적인 또는 마술적인 주문을 통해 하나님을 조종해 보려는 시도가 경고의 대상”입니다(헤그너, 288). 중언부언은 ‘기계적인 방식’으로 “기도의 강조점이 기도의 내용이나 질보다는 중얼거리는 양에 놓여 있는 기도 방식”입니다(양용의, 122). “예수의 강조점은 단순히 긴 기도가 기도의 효력을 보장한다는 그릇된 생각에서 의미없는 기도를 반복하는 행위를 피하라는 것”입니다(카슨, 207). “이러한 의미없는 중언부언은” 이교적입니다(카슨, 207). “왜냐하면 이교도의 신들은 주문(呪文)과 반복적인 기도에 힘입어 세력을 얻는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카슨, 207). “이교도들은 그들이 길게 기도한다면 하나님이 어쩔 수 없이 그들의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고, 많은 유대인들도 그런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그린, 131). “랍비 레위(Levi)는 ‘길게 기도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응답 받는다’고 말했”습니다(그린, 131). 예수 그리스도가 금지하신 ‘중언부언’은 “아무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중얼거리는 기도”입니다(양용의, 122-23). 하나님은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아시는 인격적인 분이십니다(마 6:8). “이것은 신자들이 기도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이미 자신들의 필요를 아시므로, 하나님께 아뢰느라고 오랜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바톤 외, 188). “기도하는 사람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 앞에 서는 것, 그 마음, 그 자세가 중요”합니다(정훈택, 187). 이 ‘중언부언’과 관련해서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의 기도’로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르쳐 주셨습니다.
기도는 “마음으로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기를 하나님께 비는 일이나 그 의식”, “성도와 하나님과의 교제 혹은 대화”, “인간의 영혼이 진정으로 생명을 얻는 영혼의 호흡이자 영혼 전체로 드리는 예배(시 119:164)”입니다(가스펠서브, 118). 기도는 하나님을 인정하고 신뢰하는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인정하고 소망하는 것을 이루어 주실 것을 믿고 요청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사사시대에 반복적으로 우상숭배를 했고 그때마다 하나님은 징계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징계인 타 민족의 압제로 이스라엘은 고통당할 때마다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이 부르짖음을 하나님은 들으셨고 사사들을 보내 주셔서 그들을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작정하신 일에도 기도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겔 36:37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그래도 이스라엘 족속이 이같이 자기들에게 이루어 주기를 내게 구하여야 할지라 내가 그들의 수효를 양 떼 같이 많아지게 하되
성경을 통해 대표적인 기도를 몇 개만 살펴 보겠습니다.
소돔이 멸망에 처할 위기에 처하자 아브라함은 의인 50명부터 시작하여 “10명을 찾으면 어찌 하려 하시나이까”라고 기도하였습니다(창 18:16-33).
야곱은 아버지 이삭을 속여 장자권 축복을 받은 후에 에서의 분노를 피해 어머니 리브가의 고향 밧단아람을 향해 가는 도중에 벧엘에서 꿈을 꾼 후에 서원하였습니다(창 28:10-22). 야곱이 한 서원은 기도의 한 형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윗은 시편을 통해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참조 시 17편).
다니엘은 나라를 위해 기도했습니다(단 9:1-19).
느헤미야는 나라를 위해 기도했습니다(느 1:4-11).
히스기야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멸망직전으로 간 예루살렘을 구하셨습니다(왕하 19:1-37).
예수 그리스도의 겟세마네 기도는 구속 사역을 감당하시기 위한 간절한 기도였습니다(마 26:36-46).
사순절은 2월22일(재의 수요일)부터 4월9일(부활절)전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 기간입니다. 생명교회는 이 기간을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과 생각하면서 개인의 죄와 나라의 죄, 그리고 인간의 죄를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가르쳐 주신대로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기도하지 말고, 그리고 중언부언도 하지 말고 참으로 진실하고 간절하게 기도했으면 합니다. 특히 한국교회가 일제 강점기 때 지은 ‘신사참배’를 통한 ‘우상숭배’의 죄와 ‘배교의 죄’에 대해 깊은 통찰을 하고 회개했으면 합니다.
감리교는 일제와 마찰을 피하기 위해 1936년 6월 감리교 총리사 양주삼이 총독부 초청좌담회 참석 후 일제의 입장을 따르기로 하였고 이것이 감리교 내부에서 문제가 되자 다시 1938년 9월 성명서를 발표하여 앞의 방침을 재확인하였습니다(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300).
“거의 모든 교파들이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굴복하자, 그때까지도 이를 거부하던 장로교는” “1938년 9월에 열린 제27회 총회에서” “불법적으로 신사참배를 가결하였”습니다(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300).
강성호는 『한국 기독교 흑역사』에서 “한국기독교의 역사에서 과거사 청산의 기회는 세 번”있었다고 언급합니다(강성호, 65). “첫 번째 기회는 정부수립 이후에 조직된 반민특위”를 통해 왔다고 합니다. “두 번째 기회는 1960년 4월혁명의 시기”에 있었다고 합니다. “세 번째 기회는 1987년 민주화”를 통해 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이 기회들을 모두 살리지 못하고 과거를 청산하지 않았습니다.
최덕성 교수는 ‘일본기독교조선장로교단’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중략). 조선예수교장로회들은 1942년경 스스로 해산했고, 1943년 5월에 창설된 일본기독교조선장로교단으로 개편되어 일제 기독 교회로 출범했다. 감리교회도 1943년 10월 일본기독교조선감리교단에 흡수되어 일본기독교 집단으로 다시 출범했다. 이 조직들은 1944년에 해체되고, 장로교, 감리교, 구세군에 등에 속한 교회들을 병합하여 일본기독교조선교단(1945)으로 또 다시 개편되어 출범했다. 일본기독교단의 하부 조직으로 편입되었다. 이로써 한국교회 또는 조선교회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런데 일본기독교조선교단은 창립 한 달 만에 태평양 전쟁이 종전되고, 일제의 패망과 더불어 해체되었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연속성을 가진 한국교회라는 신앙고백공동체가 배교한 사실이다. 일본기독교인, 한국기독교인, 주한 선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신사참배를 우상숭배로 인식했다. 한국장로교회는 제27차 총회(1938)에서 이를 일제의 '국민의례'라고 변명하면서 그것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부총회장 김길창 목사의 인솔로 총회 임원들이 솔선수범 평양 신사를 찾아가 우상숭배를 했다. 총회는 나아가 신사참배권유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했다. 전 세계의 기독교 역사에서 교회가 우상숭배를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전무후무하다. (중략)
이렇게 일제 강점기 한국 교회는 배교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진정한 회개가 없었습니다. 기독교 2천년 역사에서 한국 교회처럼 배교한 일을 보지 못했습니다. 로마제국에서 박해를 통한 배교는 일어났지만 교회가 결의를 통해 배교한 것이 아닙니다. “303년부터 305년까지 디오클레티안(Diocletian) 황제가 심한 박해 정책을 시행하는 바람에 북아프리카에서는 대부분의 평신도들과 교회지도자들이 배교하는 불행한 일”이 있었습니다(김영재, 65). 그러나 이때 북아프리카 교회가 배교를 결의한 것이 아닙니다. 이슬람의 확장을 통한 배교도 교회가 배교를 결의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시간을 두고 배교가 진행되었습니다. 아랍군은 이슬람으로 개종한 북아프리카의 베르베르 족과 유대인들의 도움을 받아 711년에 서고트 족 왕을 물리치고 스페인을 점령했습니다(김영재, 220). 이런 이슬람의 팽창을 통해 이슬람의 세력에 들어간 기독교도 쇠약해 졌습니다. 8세기와 9세기에 지중해 동쪽과 남쪽 해안 지역에 사는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했습니다(김영재, 220). 시리아, 팔레스타인, 이집트 및 북아프리카에서 큰 교세를 이루었던 교회들이 급속히 붕괴되었습니다(김영재, 220). 900년에 이르르면 북아프리카의 라틴 교회는 거의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습니다(김영재, 220).
이런 역사를 통해 볼 때 한국 교회가 일제강점기때 배교한 것과 그 후에 회개가 미약한 것을 통해 볼 때 한국 교회는 기독교 2천년 역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교회 총회 차원에서 우상숭배를 결의한 배교의 길을 걸었고 그 후 교회 재건과정에서 진정한 회개가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생명교회는 이를 통해 한국 교회의 배교에 대한 죄를 사순절기간을 통해 회개하고 고난주간인 4월3일부터 8일을 ‘일제강점기 한국 교회의 신사참배와 배교의 죄에 대한 회개 기간’으로 정하여 참회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사람에게 보이려고 기도하지 않고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않으며, 골방에 들어가 하나님 앞에 진실한 기도를 하길 기원합니다.
모바일
